어느 아이돌의 비밀 노출 - 신사 2 리치07 아이디로 검색 2024.05.28 09:57 1,402 0 1 특별회원 75% × 짧은 글주소 복사 복사하기 Note! '복사하기' 버튼을 클릭하면 내 컴퓨터 클립보드에 복사됩니다. 이전글 다음글 목록 본문 자신이 할 말과 행동을 다 했다는 듯, 그 남자는 바람소리가 날 정도로 휑하니 돌아서서 카페 안으로 다시 사라졌다. 그녀는 그런 그의 뒷모습을 어처구니없이 바라만 보고 있었다. ‘쟤, 뭐냐?’ 생각은 그렇게 하면서도, 누가 보기라도 할 듯, 손은 얼른 휴대폰을 자신의 핸드백에 챙겨서 넣고 있었다. 혼자서 있는 덩그러니 넓은 집은 그녀에게 또 다른 고문이었다. 예전에는 홀로 살면서 모든지 홀로 결정하고 판단하는 것이 즐겁고 스스로가 대단한 것처럼 느껴졌지만, 지금은 누군가 자신에게 집안일을 시키고, 이곳에서 그 사람만을 바라보고 사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그녀 주변의 남자들은 다 시시했고, 자신을 잡아주지 못했다. 그저 돈이나 써대고 자신이 잘났음을 밝히면서 어떻게든 그녀를 침대로 끌어들여 따먹으며 내 보지를 정복하고자 하는 생각만 하는 족속들뿐이었다. 그녀의 손에 자신도 모르게 쥐어져 있는 휴대폰의 주인은 무언가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고, 5분도 안 되는 만남을 통해서 판단을 하는 것은 위험했다. 단지 주변의 다른 남자들과 틀리게 ‘수컷’의 냄새가 조금 더 난다고 해서 그 남자가 더 잘났다고 할 수는 없었다. ‘그나저나 벌써 11시가 넘어가는데, 아무런 연락이 없네.. 오늘은 그냥 넘어가는 건가? 아니면 내가 휴대폰을 버렸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녀가 그 남자의 연락을 기다릴 이유는 없었지만, 왠지 신선한 기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다. 만일 아니다 싶으면 답을 안 하면 그만이기도 하니까. “띠리링~.” 휴대폰에서 울리는 소리에 그녀는 눈을 뜨고 벌_떡 일어났다. 시계를 보자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그녀는 휴대폰을 손에 쥔 채로 TV를 보다가 소파에서 깜빡 잠이 들었던 것이다. 손에 쥔 휴대폰을 바라보자 메시지가 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왠지 가슴이 두근거리는 기분을 느끼면서 그녀는 조심스럽게 메시지를 확인했다. ‘제가 설마 화장실 변기에서 죽어가고 있는 휴대폰에 연락을 한 것은 아니겠죠?’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킥~’하고 웃음이 새어나왔다. 제법 재치가 있는 첫 문자였다. 일단 그녀는 잠시 기다렸다. 이 기다림은 그녀의 나름대로의 자존심이자 스스로에 대한 합리화 과정이었다. 시계를 바라보자 한 10분 정도가 이미 지나갔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천천히 자판을 눌러서 답장을 쓰기 시작했다. ‘비싼 휴대폰을 막 버릴 정도로 제가 경우 없는 여자는 아니었네요.’ 일부로 자신이 쉬운 여자가 아님을 강조하고자, 또박또박 글을 쓰고 이모티콘 같은 것도 생략한 채로 깐깐한 느낌으로 답장을 보냈다. 금방 답장이 오지 않았다. ‘내가 너무 늦게 답장해서 포기해 버린 건가? 아니면 내가 너무 딱딱하게 써서 느낌이 안 좋았던 건가?’ 괜스레 자신이 보낸 메시지에 대한 후회가 밀려왔다. 모처럼 자신에게 발생한 재미있는 사건이었는데, 너무 짧은 엔딩은 원치 않았다. 1분, 1분이 이렇게 길었던가? 기다림이라는 것이 나름대로 짜릿함도 가져다주었다. “띠리링~.” 그녀는 문자가 오자 왠지 눈물이 나게 기뻤고, 너무너무 재미가 있었다. 오늘, 아니 12시가 넘어갔으니 어제 처음 본 남자에게 받은 휴대폰, 그리고 그 휴대폰 주인과의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교류. 모든 것이 자신이 출현했던 영화나 드라마 같았다. ‘제 휴대폰이 살아있다니 기쁘군요. 제 휴대폰의 생명을 구해주신 것에 대한 보답을 해야 되겠군요.’ 재치가 있으면서도 왠지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는 듯한 표현이었다. ‘보답을 해도 되나요?’가 아니라 ‘보답을 해야 되겠군요’라는 것은 마치 남자가 선심을 쓰는 듯한 뉘앙스였다. 여자는 기분이 나쁘기 보다는, 자신이 예상한 것처럼 왠지 ‘수컷’냄새 나는 남자라는 사실이 기뻤다. 자신이 억지로 끌고 가지 않아도 알아서 주도하고 끌고 갈 수 있는 그런 남자라는 것이 문장 하나하나에서 느껴졌다. ‘무슨 보답을?’ 이번에는 조금 빠르게 답장을 했다. 하지만 남자가 너무 앞서가지는 않을 정도로 약간 차갑게 하는 것을 잊지는 않았다. ‘식사를 하기에는 늦은 시간이니까, 술이라도 마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금요일 밤이기도 하니까..’ 웃겼다. 이 늦은 시간에 그 남자를 어떻게 믿고 술자리를 같이 한다는 말인가? ‘제가 댁이랑 왜 술을?’ 너무 재미가 있기는 하지만, 그녀의 자존심과 자부심은 이 정도의 답장만을 보내라고 명령을 내렸다. ‘나는 그쪽 분이 마음에 들고, 그쪽 분은 저랑 술을 마시면 재미가 있을 테니까요’ 그녀는 잠시 고민을 했다.스크랩신고 1 로그인 후 평가 가능합니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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