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한번, 보자꾸나(願一見之)?

2024.05.28 20:47 828 0

본문

한참 옛날. 

어떤 촌사람이 아내를 맞이했는데, 이웃에 해학을 잘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 신랑을, 속여서 말하기를,

"네가 장가간 후에, 너의 처가에서 네가 고자라는 소문이 났으니, 어찌 원

망 서럽지 않은가? 후일에, 장인이 한번 보자고 하면, 곧 그것을 일깨워 가

지고 보여서, 그 의심을 풀어야 한다."

라고, 하자,

"그게 뭐, 그렇게 어렵겠소?"

하고, 대답했다.

그 이웃 사람은, 이번에는.

그 신랑의 처가에 가서, 그 장인을 보고,

"당신 사위는 퉁소를 잘 부는데, 사람들이 듣자고 하면 꼭 들려줄 터인데,

후일에 한 번 청하여 반드시, '한번 보자'라고만, 하면 될 것입니다."

하고 말했다.

장인은, 사위가 퉁소를 잘 부는 재주가 있다는 말을 듣고, 몹시 기뻐하여

이웃 사람과 또, 몇 사람의 친구를 청하였다.

그리고, 점심을 잘 차리고,

"내 사위가 퉁소를 잘 부는데, 오늘 한번 처음으로 여러분을 모시고, 들어

봅시다."

하니, 손님들이 모두 좋아하였다.

장인이 이에 사위를 불러왔다.

그리고 손님들과 함께,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사위에게,

"! 한번 보자!“

하고 말했다.

그러자 사위는,

"그게 뭐, 그렇게 어려운 일입니까?"

하고는,

바지를 벗고 대양(大陽)을 꺼내서는, 손으로 주물러 장대처럼 일으켰다.

모든 사람이, 이를 보고 매우 놀랐고,

장인은, 말할 수 없이 무안하여 부르짖기를,

"아아! 무색하고 무색하다!"

하니,

사위가 말하기를,

"붉으면서 검은빛이 있으니, 이건 곧 반용단색(半龍丹色)인데, 어째서

무색(無色)하다고 하십니까?"

하니,

좌중이 모두, 얼굴을 가리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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