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허구한 날, 산나물만 드시니(日日喫山菜)….

2024.05.28 21:44 583 2

본문

어느 집에, 

여종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 자색이 아름다웠다.

그런데 여종의 주인집 아들이, 수시로 여종의 방에 와서 동침했다.

어느 날 밤,

주인 아들이 아내와 함께 자다가,

아내가 깊이 잠든 틈을 타서, 슬며시 행랑 여종의 방으로 건너갔다.

이때, 그의 아내가 잠이 깨어 살금살금.

남편의 뒤를 밟아 창틈으로 엿보니, 여종이 남편에게 하는 말이,

"서방님께서는 어찌, 흰떡 같은 새아씨를 놔두시고 하필이면, 이렇게 못난 저에게 오셔서, 이리 못살게 구십니까?"

하고, 말하였다.

이에, 남편은 여종에게,

"새아씨가 흰떡과 같다면, 너는 산나물과 같으니, 음식으로 말한다면, 떡을 먹은

후에는 산나물을 입가심으로, 먹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라고, 대답하면서.

드디어 입을 맞추며, 운우지정(雲雨之情)을 나누어, 쾌락이 극치에 달하게 되었다.

이튿날 아들 부부가,

아버지의 방에 문안을 드리려 들어가, 모시고 앉은 자리에서 아들이,

갑자기 기침을 심하게 하게 되자,

"요즘 제가, 기침병에 걸렸으니 참으로 괴상합니다."

라고, 변명하니.

며느리가 이 말을 듣고서,

아들에게,

"그건, 다른 까닭이 있나요? 하고많은 날, 산나물만 너무 잡수시니까, 그렇지요."

라고, 눈을 흘기면서 말하였다.

그러자 아버지가,

그 말을 듣고 아들에게,

"어디서, 그 귀한 산나물이 생겼기에, 너 혼자만 다 먹었단 말이냐?"

하고 호통을 치니,

아들은 부끄러워 할 말을 잃고,

입을 다문채, 밖으로 곧 나와 버렸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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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2

라고스님의 댓글

아들과 아버지가 동서?

♡♡연화♡♡님의 댓글

ㅎㅎㅎ
웃 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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