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고금소총] 한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 도다(飮一盃大醉)

2024.05.28 15:26 599 10

본문

어느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남편이 밖에서 돌아오면, 

집안에 사람이 있건 없건 상관하지 않고, 언제나 처를 작은 방으로 데리고 들어가, 한번 해야만 했다.

처는, 사람이 있을 때는 민망하여.

남편에게,

"혹시, 사람이 있으면 저에게, '한잔 마시자'라는 말로 신호를 하시면, 제가 곧 작은 방으로 들어가겠으니, 당신이 한참 후 그 뒤를 따라 들어오면, 사람들은 술 한잔 마시는 줄만 알 따름이지, 어찌 빠구리하는 줄 알겠습니까?"

하니, 남편은.

"그게 좋겠소."

하고, 그로부터 한잔 마시는 것으로 약속하였다.

하루는 장인이 오셨는데.

밖에서 돌아온 사위가, 건성으로 몇 마디 인사를 한 후.

처에게,

"한 잔, 마시는 것이 어떻소?"

하니.

처가 곧,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사위도 따라 들어가서, 얼마 후에 나오는데.

두 사람의 얼굴이 모두, 불그레 홍조를 띠고 있었다.

장인이 노하여,

집으로 돌아와, 장모에게.

"딸이란 남만도 못하오. 당신도 이제부터는, 딸년 집에 가지 마시오."

하였다.

이에 장모는,

"무슨 까닭이요?"

하고 물으니,

장인은,

"내가 술을 좋아하는 건, 딸년도 잘 알고 있는데, 술을 작은 방에다 담가 놓고, 저희 내외만 들어가 마시면서, 나에게는 한잔도 권하지 않으니, 세상 천하에 어찌 이리 몰인정한, 딸자식이 있겠소? 절대로, 딸네 집에 가지 마시오."

하였다.

장모가 이 말을 듣고,

남편이 없는 틈을 타, 딸네 집에 살짝 가서 딸에게 말하기를,

"너희 아버지가, 크게 노하셨다."

하니,

"아버님이, 무엇 때문에 노하셨소?"

하고, 딸이 물었다.

장모가,

"어느 날 네 아버지가 왔을 때, 너희 내외가 작은 방에 들어가서, 너희들끼리만 술을 마시고, 아버님께는 한 잔도 권하지 않았다고, 크게 노하고 계신다."

하니.

딸이,

"아버님은, 잘 아시지 못하셨어요. 본래 그 일은, 여차여차해서 그렇게 된 것이지, 실제는 술이 없었어요. 만일 술이 있었더라면 어찌 드리지 않고, 기다리게 했겠습니까? 이 일을 아버님께 잘 말씀드려서, 노여움을 풀게 해주세요."

하고 말하니.

장모가 집으로 돌아와서, 장인에게 말하였다.

"내 오늘 딸네 집에 갔다가, 전번 일의 자초지종을 알아 가지고 왔지요. 일이 여차여차 해서 그리되었을 뿐, 실제로는 술이 없었다고 합디다."

하니,

그 말을 들은 장인이,

"내 미쳐 그걸 몰랐군. 딸네 부부의 방법이 실로 묘하니, 나도 지금 한잔 마심이 어떠하오?"

하자,

장모가 자리를 폈고, 일이 끝난 조금 후에, 장모가 한잔을 더 권하자,

장인은,

"늙은 탓에 이제는, 한잔 술에도 크게 취하는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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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10

라고스님의 댓글

ㅎㅎㅎㅎ 조상님들 비유가 아주 ㅋ

♡♡연화♡♡님의 댓글

어차피 한잔이라면
큰그릇에 독한술로
드시지요
ㅋㅋㅋ

라고스님의 댓글

짧고 굵은걸 좋아하시는 군요? 연화 아씨!ㅋㅋㅋ

돌쇠는 지금 힘들구먼유 ㅋㅋㅋㅋ

♡♡연화♡♡님의 댓글

어차피 한잔이라면
~~~ㅠㅠ

라고스님의 댓글

아이고 아씨 그럼 몇잔을 드려야 만족하셔유..

돌쇠는 언제든지 아씨가 부름 갈거구만유.. ㅋ

♡♡연화♡♡님의 댓글

술맛을 봐야
알겠지요
~~~♡♡♡

라고스님의 댓글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이고 연화님의 센스에 ㅋㅋㅋㅋㅋㅋ 뒤집어집니다.

♡♡연화♡♡님의 댓글

ㅎㅎㅎ
~~~♡

라고스님의 댓글

술맛 보증합니다.

아그리고 취미로 막걸리 만듭니다. ㅋ

♡♡연화♡♡님의 댓글

맛나겠네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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